동물농장
견모 조원선
봄날인 것 같은데
일어나고 싶은데
자꾸만
더 자라 한다
눈 뜨지도 말고
먼지 들어온다고
나가면 아니된다고
내다보지도 말라고
혹여 하늘이 무너질지도 모르니까
살만큼만 숨을 쉬라고
이불을 몇 겹씩 덮어주며
모든 문에 못질을 했다
거기서 손가락 빨고
거기서 만화책 보고
거기서 동전 세면서
거기서 똥질 하라고
꽁꽁 거기 갇혔다
캄캄한 변소에 똥냄새가 진동한다
이게 봄 향기다
낙원의 봄은 이러하다
(19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