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9년)

동물농장

犬毛 - 개털 2019. 3. 19. 15:34

 

동물농장

견모 조원선

 

봄날인 것 같은데

일어나고 싶은데

자꾸만

더 자라 한다

눈 뜨지도 말고

먼지 들어온다고

나가면 아니된다고

내다보지도 말라고

혹여 하늘이 무너질지도 모르니까

살만큼만 숨을 쉬라고

이불을 몇 겹씩 덮어주며

모든 문에 못질을 했다

 

거기서 손가락 빨고

거기서 만화책 보고

거기서 동전 세면서

거기서 똥질 하라고

 

꽁꽁 거기 갇혔다

캄캄한 변소에 똥냄새가 진동한다

이게 봄 향기다

 

낙원의 봄은 이러하다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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