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8년)

포도를 먹으려면

犬毛 - 개털 2018. 6. 25. 14:48

포도를 먹으려면
견모 조원선

포도가 달렸다. 작년에 네 그루 심었는데. 올해 미친듯이  뻗어나가며 넝쿨이 무성하다. 할 수 없이 그늘막 위의 차광망을 걷어내줘야한다. 미치겠다. 이놈의 일은 언제 끝이 날까?
염병할! 날은 뜨거운데. 차광망은 언놈이 이리 지독하게 압핀으로 누르고 그위에 가로대 대고 3겹으로 덮어 피스도 촘촘히 박아 꼼꼼하게 마무리했단 말이냐. 더러운 놈아! 다시 뜯을 생각은 안 했냐? 푼수 바보 멍청이 같은 놈!
작업은 늘 혼자하니까 참 더디다. 아내를 불러내자니 그렇고. 홀라당 다 뜯어내고 넝쿨길목 6개 대주고.
겨우 겨우 짜증나기 직전에 마쳤다. 뒷정리할 때 쯤 야실야실 나타나는 아내. 허허허.
차광막은 장미아치 위에 씌워 재활용해야지.
아무튼 쭉쭉 뻗는 포도넝쿨 참 신기하다. 기분은 좋다.
이래서 날마다 막걸리 마시는 거다.
(18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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