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8년)

천국은 짐승의 것이다

犬毛 - 개털 2018. 2. 28. 14:22
천국은 짐승의 것이다
犬毛 趙源善

길고양이나 참새의 시체를 본 적 있으신가요?
때를 느낀 뭇 짐승은 삶의 도리를 이미 터득한 까닭에
눈이 맑아요
죽음을 긍정하며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떠나 깊이 숨어버리지만
패륜, 잔인, 간악, 타락, 물욕이 정도를 넘어서고
번식과 무관한 쾌락을 때 없이 한껏 탐닉한 인간들은
눈이 탁해요
죽음을 부정하며 삶에 집착하여 악착같이 매달려 버티다가
결국 발가벗은 제 주검을 온 세상에 드러내며 고개를 꺾지요.

천국은 짐승의 것이 당연합니다.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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