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
犬毛 趙源善
향긋한 생선 비린내에 홀린 게 화근이다
앞으로 달아나면 쉽게 잡힐까하여 기를 쓰고 옆으로 달아나본다
다리숫자가 많다고 좋은 게 결코 아니다
눈 작은 게 또한 흠이다
살도 별로 없는 게 왜 맛이 있는가 말이다
무치거나 삶거나 졸여지는 게 고통스러워 솜털들이 곤두선다
뼛속 하얗게 드러내고 등껍질까지 뒤집히는 게 너무 서럽다
온몸을 바쳤는데 부르는 게 도둑놈 이란다
참으로 슬픈 게 기린보다도 훨씬 더하다
사는 게 다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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