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다한 모든 것(플래닛에서 이동)

삼각관계三角關係 / 犬毛 趙源善

犬毛 - 개털 2009. 5. 4. 08:21

 

0

삼각관계三角關係 / 犬毛 趙源善선생님의 작품입니다. 박해성 문예갤러리에서 선생님을 기다립니다.

삼각관계三角關係


犬毛 趙源善


아내와 나 사이에 맥이 늘
삼팔선같이 떡하니 자리 잡고 잠잔다


자다말고 한밤중에 맥이 화장실 문을 두드리면 아내는
벌떡벌떡 일어나 문을 열어준다
내가 자리끼 없다고 하면 손이 없느냐? 발이 없느냐?
구시렁거리며 갖다 먹으란다


아침에 아내가 눈 뜨자마자 “맥! 잘 잤어요?”하면
“끄르륵 끌끌”하고 숨넘어가는 소리로 맥이 대답 한다
날마다 눈꼴사나워 못 보던 차에 오늘은 내게
“당신도 잘 잤어요?”물을 때
나도 맥처럼 “끄르륵 끌끌”하고 대답했더니
아내가 때굴때굴 구르며 웃다가 정색하고
“아니, 당신 샘내는 거유?”한다


나는 그만 낯이 뜨거워 무어라 할말이 없다
한편 아내 웃으라고 한 짓이긴 하지만
그게 그렇게 되는 건가?
아무튼 우리들의 관계는 참 묘하다
좀 씁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