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섬 지봉수 선생
한섬 지봉수 선생과 글로 사귄 지는 얼마 안 되지만
꽤나 오랜 친구 같은 기분을 느낀다.
서로 사는 곳이 멀다 보니 겨우 대여섯 번 만나 밤새워 술잔을 주고받았는데
아주 털털하고 시원시원한 밝은 성격을 엿볼 수 있었다.
한섬의 글은 언제 보아도 스스럼이 없으며
아무 부담 가지지 않고 쉽게 접근하여
허허 웃으며 마음 편하게 읽을 수 있어서 참 편하다.
실타래가 엉킴 없이 술술 풀리는 듯, 마치 어머님이 정성껏 끓여주신 된장찌개의
바로 그 구수한 맛이다.
먼저 사람이 되어야 글을 쓴다.
글이란 독자의 머릿속을 복잡하고 혼란스럽게 뒤얽어서는 안 된다.
맑은 눈으로 살랑살랑 꼬리를 흔들다가 툭 내던지는 반전反轉의 묘妙가 날카로우며
명쾌明快히 결론結論이 맺어지는 여운餘韻이 짭짤하다.
겨우 보름달이나 보고 멍멍 짖는 내 주제(?)에 “누구의 글이 어떻다.”라고 말할 수 없지만
나는 감히 말한다.
사람으로서 한섬이 좋고 그의 글이 좋다.
한섬은
그가 늘 바라보는 동해바다처럼 우뚝 서서 언제나 잔잔하다.
- 犬毛 趙源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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