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산. 들. 바람 교회

犬毛 - 개털 2010. 1. 17.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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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들. 바람 교회

犬毛 趙源善



주일입니다

양평 시골 눈길 헤친 양지바른 언덕 어느 예배당

애어른 할 것 없이 오순도순 한 방에 함께 모여

징소리가 참 은은합니다.


“헛되고, 헛되고, 헛되도다.”

세상 모든 것을 가졌던 솔로몬의 노래가 마음을 잔잔히 가라앉히고

“너무 착하게 살지도 말고 너무 악하게 살지도 맙시다.”

따사한 햇살 같은 말씀이 가슴을 보듬을 때

창밖 솔가지의 박새들 지지배배 우짖음과

어린 아이들의 칭얼거림이 어울려 진정 아름다운 찬양입니다

문득, 

뭉클하고 눈물이 솟아납니다.


징소리가 경건합니다

빠짐없이 온 가족이 숙연하게 빵과 포도주를 나눕니다

정성껏 감사의 예물을 드립니다

서로서로 손을 맞잡고 사랑과 은총이 영원토록 함께하기를 축원합니다.


잠시 교회 살림살이를 솔직하게 함께 의논합니다

이윽고 모두 둘러앉아 함께 점심을 나눕니다

웃음소리가 제일의 반찬입니다

밥 기름지고 김치 시원하고 콩자반 고소하고 나물 상큼하고 국 얼큰합니다.


언덕아래 눈밭에서 꼭 잡은 손이 따듯합니다

아이티 지진참사의 뼈아픈 고통을 쓰다듬어 주시고

이 작은 집의 찬송과 경배를 부디 어여삐 여기시고

우리 모두에게 복 주시기를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돌아서는 발걸음이 왠지 모르지만 찐득찐득합니다.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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