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 사건事件
犬毛 趙源善
딸애가 신식휴대폰으로 바꿔주었지만
나는 여전히 문자를 보내거나 전화번호를 저장하거나하는 복잡용법(?)을 모른다
별로 불편치 않으니 그런 걸 골치 아프게 연구할 필요가 없다는 사실
누가 안부문자를 늘 보내와 나도 고맙다고 어떻게 한번 답해주려 이것저것 막 누르다가
뭔 영상통화 어쩌고저쩌고 라는 글자가 떠서 얼른 꺼버렸더니
잠시 후 전화가 왔는데 후배얼굴이 화면에 보인다.
“형님 무슨 영상통화? 금방 끊어졌네요.”
“아, 내가 뭘 잘 못 눌렀어. 잘 있냐?”
“그럼요. 그런데 웬 귀?”
“응? 나 잘 있다.”
“아니 형님! 왜 귀만 자꾸 보여주는 거요?”
“이놈아 밑도 끝도 없이 무슨 귀 타령이냐?”
“글쎄 형님! 귀만 커다랗게 보인다니까요.........”
“으으.........”
나는 황급히 전화를 끊어버렸다
옆자리 젊은 동료들이 박장대소 눈물을 흘리며 웃는다
허.....그것 참!
그래 나는 영원한 원시인이다.
<09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