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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犬毛 趙源善
입추가 무서운 임 슬쩍 모셨다.
웃기고 울리고
앞세우고 뒤세우고
긁어모으거나 털리게
으스대며 휘두르거나 아니면 짓밟혀 깔리게
만나거나 헤어지거나
그리워하거나 잃어버리거나
사랑하거나 미워하거나
구름 만들어 일으키고 부르고 끌어 모으고
눈 비 안개 천둥 번개를 뿌리고 버려서 깔고 흔들어 때리고 뒤섞으며
때로 무지막지 몰인정하게
시시각각 냉정히 시간의 발등을 찍어 밀어붙이는
그리하여
태어나게 하고 또 죽이는.
세상 모든 것 제 마음껏 주무르는 엄청난 숨결
바로
바람이거늘.
<07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