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코끼리 소풍

犬毛 - 개털 2006. 1. 27.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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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 소풍

犬毛/趙源善



우리는 즐거운 소풍이다.


눈 뜨고 열다섯 살 등을 발로 더듬으니 당황스럽다

아기 코끼리 등판 펑퍼짐한데

백여섯 살 우리 둘 인생을 짊어지고

1 불짜리 사탕수수에 침 흘리며

정글의 강 언덕을 뒤뚱뒤뚱 질퍽질퍽

와 - 우

함성은 우렁차지만

가여운 눈이 서글프고

매 맞아 찢긴 귓바퀴 처량하다.


거기 히죽히죽 흔들거리는 게 내 몸이요

맥없이 둥실 떠내려가는 건 코끼리의 퍼런 풀 똥이라

내 맘이 텀벙 가라앉는다.


코끼리에겐 즐거운 소풍이 아닌 가 보다.

<0601동남아여행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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