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21년)

똘이와 부부싸움과 결론

犬毛 - 개털 2021. 11. 28. 13:44







똘이와 부부싸움과 결론
견모 조원선

유기견 똘이가 집에 따라와 아침저녁으로 밥 나눠준 지 보름. 완전히 경계를 풀고 꼬리치고 눈마주치고 종일 정원에 머물다가 가끔씩 어딘가 나갔다가 제집처럼 들어온다. 둥이와 아주 사이좋다. 쓰다듬어주며 살펴보니 우측 뒷다리는 부러진 채로 뼈가 비틀어져붙어 절룩거리고 우측 위송곳니가 없어서 입도 삐뚤어졌다. 며칠전에는 나갔다가 코가 찢어져 피흘리며 들어와 소독하고 항생제를 발라주었다. 똘이로 인해 동네 방생견들이 자주 정원에 들어와 쉬를 해서 뜰에 나가면 지린내가 진동.
의견차이로 부부싸움 했다. 아내는 불쌍하니까 그냥 이렇게 매일 밥이나 주며 자유롭게 놔두자하고. 나는 그게 아니다. 만일 똘이로 인해 동네에서 민원이 생긴다면 결국 매일 밥을 주는 우리의 책임이 되니 잡아묶어서 정식등록하고 우리식구로 키우던가 아니면 싹 정끊고 내쫒던가 가부를 분명히 하자는 것. 언성높아졌다가 아내가 "그럼, 묶어! "로 끝. 목줄과 개줄, 이동밑줄, 개집, 발판, 물통까지 순식간에 작업했다. 이리하여 죽은 몽이 빈자리를 똘이가 채워 개털나라는 다시 총원 4.

감사하자. 오늘 주일이다. 아멘!
개털나라 만세!
(21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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