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
견모 조원선
서울가서 고려대앞 고모집에 2박3일간(숙소는 근처 호텔) 퍼질러앉아 7년동안 못 만났던 친구들과 만나 술 한잔씩 하며 이야기 나누는 게 내 꿈.
이루어질까?
7년간 서울 딱 2번 집안 대사로 급히 다녀왔을 뿐 제주생활적응을 위해 일체의 서울 방문을 끊은 때문. 많은 친구들이 제주를 다녀갔지만서도.
문제점 :
1. 혼자 서울가는 두려움
2. 코로나 개판
3. 지저분한 세상
4. 약해진 내 주량
5. 아내의 강력한 반대
아내왈 서울에서 바로 죽을 거란다. 제주에서 겨우 막걸리 두세통 마시고 헬렐레 맛이 가 비틀거리는 주제에 하루종일 많은 친구들과 허리띠풀고 처마시면 그냥 끝장난다는 것.
또 소통에 문제는 없지만 늘 아내와 함께 나다녀 불편을 몰랐는데 혼자다닌다는 게 많이 불안하다. 특히 난청과 이명으로 소음에 극히 민감한 것도 걱정이고.
아 아!
고모집 바람벽에는 아직도 내 글쪼가리가 붙어 있더라고. 후배가 엊그제 전해준 사진. 거기 탁자 의자 막걸리 깍두기 그리고 안암동골목에서 풍기는 고려대의 구수한 냄새. 미치도록 그립다.
(211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