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치대가리
견모 조원선
세화오일장 다녀왔다.
호떡 사먹고 과일도 사고.아내가 어물전에 가잔다. 아 미치겠다.
어물전에서 생선을 사는 게 아니다. 갈치대가리를 공짜로 얻어오는 것. 어차피 버릴 것이니 달라면 잘 준다. 아내는 가끔 산딸기잼도 갖다주며 거래(?)를 계속 유지한다. 한 양동이. 완전 으악이다!
쭈그려앉아서 대가리에 붙어있는 내장을 잘라내고 입안에 낚시가 남아있나 살펴보고 잘 씻는 것까지가 나의 일. 그걸 압력밥솥에 푹 쩌서 식히면 묵처럼 되는데 앗싸루비야 신나서 들락날락 우리 개, 동네 개들, 길고양이까지 사료와 밥에 비벼주며 생색내는 건 아내의 일. 참 즐긴다.
이게 이른 바 우리의 갈치대가리사업으로 꼭 한 달에 한 번씩 벌어지는데 난 솔직히 조금 피곤하다. 허허허허허ㅡ
(2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