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20년)

막걸리

犬毛 - 개털 2020. 5. 21. 14:10






막걸리
견모 조원선

술이 날아왔다. 운악산 아가씨가 포천 화현에서 띄운 거다.
운악산 계곡 깊이 있을 때부터 지금 가게를 옮긴 곳까지 가끔씩 계속 드나들며 단골로 사귄 "명품식당" 사장 주니할머니다. 나랑 동갑내기로 아는 사이가 한 삼십년쯤 됐을까 모르겠다. 박봉의 교사시절 낚시와 천렵다니면서 들렸었고 또 스카웃아이들 통일기원 걷기행사때 쾌히 숙소로 제공해 줬었고 부장연수도 갔었고 대학동기들과도 갔었던 추억많은 식당의 정 깊은 단골친구.
내가 택배를 받고 입이 찢어져 신이 났더니 아내가 "속 아픈 사람한테 뭔 술을 보내남? 에이ㅡ쯔쯔!"하며 중중거린다.
내가 좋다는데 뭘.
한 잔씩 마실 때마다 축복을 보내면 육십번의 축복을 보내는 거다.
감사 감사 감사!
명품식당의 번성과 가족 모두의 건강을 기원하며 일단 한 잔!
카 ㅡ 좋다!
난 이렇게 산다.
허허허.
(20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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