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9년)

제주의 바람

犬毛 - 개털 2019. 12. 25. 15:21

 

제주의 바람

犬毛 趙源善

 

과부가 샛바람 시원한 맛을 알면 속곳을 아예 안 입는다는 건 아는데 성산포앞바다 바람이 영감탱이 겹겹이 끼어입은 내복 속 깊이 파고들어 쪼그라든 두불알을 잡아흔들며 지랄발광할 줄은 미처 몰랐구나

그저 이런 날은 쥐죽은 듯 들어앉아 민화투나 치면서 마누라 궁둥이나 보듬어야할 걸 공연히 숭어 낚는답시고 껄떡껄떡 바닷가에 나왔나보다

어이구! 이 버르장머리 없이 기고만장한 제주섬 미친 바람놈이 생눈물 질질흘리는 내목덜미를 덜컥 낚아채네그려

<1912>

'詩 (2019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못 살겠다 꾀꼬리  (0) 2019.12.27
구멍  (0) 2019.12.26
메리 크리스마스  (0) 2019.12.24
  (0) 2019.12.24
딱 한 잔  (0) 2019.1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