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7년)

빨래

犬毛 - 개털 2017. 11. 7. 16:58

빨래
견모 조원선

아내가 빨랫감 내 놓으라면
머리부터 발끝까지 남김없이 송두리째 훌훌 벗어주고
아내가 빨래 널으라면
행여나 뭐 남았을까봐 탈탈 털어 쨍한 햇빛에 말리고
아내가 빨래 걷으라면
콧노래 속 주섬주섬 손끝에 느껴지는 상큼한 감촉이 즐겁다
아내가 빨래 개라면
아니다 빨래를 개는 게 아니다
보송보송 하얗게 깨끗해진 내 마음을 차곡차곡 갈무리하는 거다.
(1711)





'詩 (2017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실세  (0) 2017.12.05
책 ㅡ BOLLOG BOOK ㅡ 개털이야기 (2017 - 1) 출간  (0) 2017.12.05
거기  (0) 2017.11.07
내보물  (0) 2017.11.07
요즘 왜 이럴까  (0) 2017.1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