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2년)

홀로 라면을 끓여 먹는 이유

犬毛 - 개털 2012. 8. 25. 10:18

홀로 라면을 끓여 먹는 이유

犬毛 趙源善

 

 

불쑥 서러워지는 때가 있다

곁에 아무도 남아주지 않은 시간

엄청나게 캄캄한 밤

어떻게 이럴 수 있나하는 원망을 펄펄 끓여

지나온 발걸음을 되짚어 젓가락질하면

상해서 구린내 나는 그림자들이 녹아난 벌건 핏국

구더기처럼 꼬물거리는 면발 위에 서린 하얀 안개

왈칵 스며나는 눈물

이리하여 나는

한 발짝 더 외로움으로부터 달아나게 된다.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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