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소리
犬毛/趙源善
으르릉캭캭
1등이대장입니다
처음엔다들그렇게좋아보인다고합니다
그럭저럭대장으로뽑힐때는꽤나영리하고힘세보였습니다
일단뽑히고나면좌우지간대장이므로상징인북을허리에매달았습니다
둥둥처음북소리는씩씩하고우렁차서온원숭이나라의구석구석에들렸습니다
회전의자가너무나도좋아서빙글빙글돌면서따다바치는싱싱한바나나를먹습니다
마음대로놀다보니북이귀찮아등뒤로슬쩍돌려놓고여러가지재밌는게임에몰두했습니다
입만벙긋하면부하들이벌떼처럼달려들어우물쭈물와글와글모든문제를적당히해결합니다
그저대장마음꼴리는때트림한번하면서살찐배가삐져서좀힘들지만뒷북을크게몇번치면됩니다
자주그러다보니이젠이력이붙어몸을뒤돌리지도않고쉽게등뒤의북을잘두드리게되었습니다
허송세월에뒷북소리는점점적어져위력이슬슬약해져감을느꼈지만이미늦어버렸습니다
바나나껍질벗기는손목에힘이떨어지고앞니가시커멓게죽어말도가끔새기시작합니다
언제부터인가서서히젊은암컷들이살금살금궁둥이를흔들기시작합니다
의자앞에수컷들이뭉텅줄었고산더미같던바나나도거의바닥입니다
제발톱이나빠져야아픔을알정도로흐리멍텅해졌습니다
지난새벽옆늑대나라에서폭죽이펑펑펑터졌습니다
늦잠자던대장은아침에야뒷북을두드렸습니다
팅팅뒷북소리가처량하게들립니다
이젠의자앞에아무도없습니다
외로운1등이었습니다
예정된혼자
낑낑.
<06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