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가림
犬毛/趙源善
누군가
분홍 보자기를 겹겹이 접어
꽁꽁 뭉쳐
테이프로 마무리까지 지어
흘렸다.
테이프를 조심스레 뜯었다
꽤 보드라워 촉감이 좋다
한 겹을 벗기고
또 한 겹을 벗기고
또 한 겹을 벗기고
또 한 겹을 벗기고
또 한 겹을 벗기고
또 한 겹을 벗기고
또 한 겹을 벗기고
또 한 겹을 벗기어.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일곱 여덟 번 벗겼더니
거기
죽은 바퀴벌레 한 마리 미이라로 누워있다.
어느 나 같은 놈이
또 나를 놀렸다.
<06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