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
견모 조원선
내가 만약 삼십초반에 교직을 떠나 연극계로 나갔다면? 내가 만약 환갑때 제주로 이주않고 서울에 그냥 있었다면?
알 수 없다. 허나 예상컨대 아마 난 이미 이세상에 없으리라. 배우를 했든 연출을 했든 그냥 서울에 살았든 온 힘을 다해 인생을 즐겼을 터 ㅡ 그렇다면 내 성격과 대인관계와 술버릇을 짐작해서 뻔한 사실. 내 생명의 은인은 아내다. 젊어서는 연극계로의 진출을 완벽차단했고 늙어서는 제주로의 이주를 적극추진하여 성공한 아내.
덕분에 무사히 칠십이 넘었지만 불쑥 작품 하나 하고싶다. 연기든 연출이든. 그리고 친구들 정말 보고싶다. 날마다 만나고싶다. 꿀 수 없는 꿈이지만.
허허허 ㅡ
(25.0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