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이
견모 조원선
솜털이 또 일 벌림. 벌써 2달여. 산책로옆 텃밭지나 폐가앞에 묶여진 남의 개를 돌본다. 주인이 사료를 안주고 맨날 빵조각을 어디서 얻어다 계속 주는데 다 썪어 곰팡이피고 구더기까지 있다며 하루 한번씩 사료를 꼭 가져다 준다. 난 꺼미사건이후 남의 개에게 정 안 주려고 모르는 척 하지만 아내는 그게 아니다. 우리집에서 300m쯤 떨어진 폐가. 빵이라고 이름지어놓고. 개줄이 무거운 쇠사슬이고 발판에 발이 빠지고 개집 건너편 비 피할 자리는 물이 괴였으니 다 고쳐주라는 특명.
한번 답사하여 상황보니 개를 기르는 개념이 전혀없는 주인이다.
목띠와 개줄 가벼운 걸로 바꿔주고 개장앞 발판은 전기장판을 주워다씌우고 건너편 자리는 깔판을 만들어 장판지를 덮었다. 빵이가 어쩔 줄 모른다. 아내에게는 꼬리를 치지만 나는 무서워한다. 암튼 내 일은 끝. 아내가 참 좋아한다. 그러면 나도 좋다. 허허허.
(2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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