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ㅡ 2022년부터

연탄재

犬毛 - 개털 2024. 11. 5. 11:32

연탄재
견모 조원선

나 K대극회 73학번. 4학년때. 76학번 신입생들이 십여명인데 이놈들이 워낙 드세서 누구도 군기를 못 잡더라. 내 성질때문에 결국 나설 수밖에. 신입생환영회날부터 대취해서 학생회관화장실에서 자빠져자고, 공연연습하다가 라면 먹으면서 소주3병값주면서 심부름 시키면 소주값보다 비싼 오징어를 몇마리 붙여(?)오는 놈들 ㅡ 물론 구멍가게에서 훔쳐오는 거다. 하여튼 지독하게 개구쟁이 떼꾼들.
어느날 학교앞골목 단골집 학사주점에서 막걸리마시다가 드디어. 옥외 골목화장실에서 쉬하는 중에 한 놈이 따라나와 알짱거린다. 야 이놈들 너희 너무 까불거리면 안된다고 한마디했더니 뭐라 중얼거리며 엉긴다. 뒤집어졌다. 골목에 쌓아놓은 연탄재로 대가리를 확 까버렸다. 그후로 나 졸업 때까지 76학번 놈들을 후려잡느라고 나혼자 자주 매(?)를 들었는데. 암튼 그놈들 군기는 나혼자 잡았다. 더러운 선배였을 거다.
나 결혼 후 단칸 셋방살이 때 처들어와서 밤새 술처먹고. S여고에서 연극반지도교사로  공연할때 와서 조명 도와주고ㆍㆍㆍㆍㆍ 신촌에서 그놈들 고생고생 소극장공연할 때는 가서 내 주머니털어 술 사주고 ㆍㆍㆍㆍㆍ
하여튼 1980년부터 2024년 지금까지 끊임없이 만나고 전화하고 하는 놈이 연탄재로 맞은 바로 그놈이다. 기획 연출가 강 ㅇㅇ.
그외 영화배우 탤런트 연출가 사업가 은행가 등등 ㅡ 그놈들.
엊저녁에도 한잔 마신 연탄재(?) 그놈이 안부전화. 요새 페북의 형 글이 좀 슬픈 데 뭔 일 있소? 비 피해없소? 어디 아프요? 건강이 최고요. 맘 편히 먹으시요. 불안증은 염병헐. 형이 젤로 행복한 분이외다. 아시우?
그런데,
저놈 혹여 학교폭력으로 날 신고하면 어쩌지? 으악이다. 으악!
(2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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