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ㅡ 2022년부터

요나를 흉내내다

犬毛 - 개털 2024. 8. 26. 09:45

요나를 흉내내다
犬毛 趙源善

시커먼 묘혈 속으로 진입하자마자 사방에서의 무지막지한 포격에 혼비백산. 껍질이 벗겨지고 내장이 튀어나오고 뼈가 아작아작 부서지는 엄청난 고통. 이내 끈적끈적하고 물컹물컹한 소름끼치는 감촉의 암흑 속 늪에 내던져져 무참히 짓밟히는 만신창이. 부스러지고 뭉개지고 녹아져 파도처럼 떠밀려가는 거품덩어리. 찌꺼기로 남아 두리번 귀기울일 때 사정직전의 헐떡거리는 증기기관차 숨소리. 궤도없이 꿀렁꿀렁 밀려가는데. 귀를 애무하는 모여가수의 간드러진 음성. 길고 긴 터널을 칙치ㅡ익 폭포ㅡ옥 비실비실 기어가는 낡은 열차. 비릿한 연기의 채찍질과 아우성. 자작탈출이 불가능한 정액속에 널브러진 유전자로 남으면 무기수. 그건 안된다. 연탄재에 얻어맞아 박살난 거울그림자에 비친 일그러진 영정사진에 삼배. 썩어져가면서도 내내 햇빛을 갈망하는 허무. 그렇게 출옥을 시도하는 김밥 한 토막. 지독한 냄새나는 똥집이라는 시커먼 막장. 구린 핵폭발을 기다리는 중.
<2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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