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견모 조원선
대학시절 내가 쓴 희곡 공연 후 한 관객이 작품속에 나오는 숫자의 의미를 물은 적이 있었다. 소름 끼쳤다. 내가 의도한 뜻을 심은 대사는 지나치고 오히려 내가 흘려버린 대사에 의미를 부여하는 관객의 관점.
여기 이 파리가 그렇다.
사진 속의 두 사람의 관계에 지금 이시간 현재 관심을 갖는 생물은 나와 파리다. 난 파리를 찍은 것이다. 파리를 작품의 중앙에 놓으라는 정석(?)은 싫다. 다만 제목을 파리로 분명히 하고 파리를 두 사람의 사이를 넘나드는 주인공으로 삼았다는 것이다. 두사람 사이의 우정 또는 사랑을 시샘하며 이간질하는 파리가, 한 사람의 이마에 앉아있다.
개소리하지말라고 또 누가 나를 씹나보다. 귀가 간지럽다.
허 허 허.
(2107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