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붕
개털 조원선
창고지붕. 비가 새서 실리콘으로 때우고. 얼마 지나 또 새면 또 때우고. 새는곳 근처를 함석으로 덮어보고. 또 새고. 나혼자 3년여의 긴 전쟁끝에 결국 항복. 창고공장에 연락. 이틀간 공사. 새지붕으로 덮어버렸다. 역시 전문가의 손길이다. 돈이 최고다? 아니다. 돈이 나의 전쟁상대를 앗아가버렸다. 나는 돈주고 즐거운 일거리를 잃은 것이다. 또 공사과정을 보며 나의 무능함을 뼈저리게 느꼈고. 만약에 집이 새면 어쩌나, 자동차가 새면 어쩌나 등 새는 문제에 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이거 뭔가 좀 이상하다. 내 머리도 비가 새나보다. 지붕공사를 해야할 모양. 다음주에 시내 전문 병원에 가 보련다.
(24.08.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