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ㅡ 2022년부터
지렁이
犬毛 - 개털
2022. 11. 7. 17:27
지렁이
견모 조원선
습도높은 날 아침산책길. 지렁이들이 떼지어 몸을 말리려고 시멘트도로위로 기어나온다. 아내는 놈들을 맨손으로 주워 수풀속으로 던져주느라 바쁘다. 나는 자꾸 뒤쳐지는 지렁각시 아내를 기다리느라 짜증나고. 기분좋게 몸을 말리다가 한낮이되면 때는 늦은 거다. 이내 고통속에 비틀비틀 말라죽어가는 지렁이들.
여기서 내가 묻고싶은 얘기. 죽을 줄 모르고 기어나오는 저 지렁이들은 태평한 백성일까? 광란의 좌파일까? 미련한 우파일까?
(22.11)
